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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며느리

오늘의 낙서

by 화이트 베어 2022. 2. 14.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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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시아버지 드린다고

하루종일 주방에 서서 음식 장만을 한다,

호박죽, 육개장, 불고기, 고등어조림, 깻잎, 무말랭이, 호박전 ...........또~오~

작년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혼자 계신다.

90이 넘어 아버지 혼자 끼니를 해결하신다.

엄마가 계실때는 아버지 혼자서 끼니 해결 하시는것을

상상을 못했다.

" 여자가 먼저 가야야 해 ~~~ "

그 진리 아닌 진리를 이제서야 알 것 같다.

아마도 아버지 당신도 예전에는 혼자서 모든 걸 해결 해야 될

상황이 오리라고는 상상을 안하셨을거다.

지금은 나름 아버지 혼자서 잘 적응하며 사시지만,

어딘가는 어설프고, 안타깝고,

그 인생의 뒤안길이 외로워 보이신다.

혼자되신 아버지의 취미생활, 자기계발, SNS,

또는 요즘 유행하는 먹방,

그 건 내 생각이고, 90이 넘으셔서 하실수있는게

얼른 생각이 안난다.

가끔은 하루 몇번 동네 앞을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가셔서 과자랑 사탕을

검은봉지에 군것질 거리를 사오시는것이 유일한 낙이신것같다.

아버지는 요즘 술, 담배를 안하시니 군것질을 좋아하신다. 

아버지 왈,

다 죽은 걸 뭐 ! ~~

저기 사는 동창도 죽고,  그~으 그 사람도 .........죽고,

다음은 아버지 차례라는 말로 들린다.

안돼는데~  안돼는데~~ 안돼는데 ~~~

나는 속으로 혼자서 중얼 거린다.

~ 아버지 더 건강하세요~ 

~ 이제 여기서 더 어떻게 ~ 에이그~

대화가 끈긴다.

 

아버지는 점심을 드신후에

오늘 날씨가 참 좋다고 몇번을 말씀하신다.

날씨가 봄날 같다고 ~~날씨가 좋다고~~

아~~~ 이 ~말씀은~?

아버지 ?

바람쐬러 차 타고 드라이브나 갈까요~?

어린아이 마냥 좋아 하신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달린다.

아버지 멀미 안하셔요~?

괜찮아~~

오늘 겨울 날씨 치고는 따뜻하다.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는 흐리다.

저 멀리 아주 멀리 까지 잘 보이면 좋았을껄 ~

아버지는 차에서 내려 조금 걸어 밴치에 앉으셨다.

산꼭대기에서 저 아래 강물을 바라다 보신다.

강물은 수천년~ 수억년을 말없이 흘러간다,

바위에 부대끼면 부대끼는데로,

굽어지면 굽어지는데로,

우리네 인생은 어떤가 ~? ..........

강물은 오늘도 말없이 유유자적 흘러간다.

아버지의 아니, 우리네 인생이 흘러 가듯이~

산 꼭대기에 이렇게 건물을 잘 지어놨어~

참 ~! 좋다 여기를 다 와 보고~

여기가 뭐 하는 곳이여~

밤에 별도 보고 ~~또

별마로 천문대요~

아내는 지팡이 짚으신 아버지를  부축하며 팔짱을 낀다.

그리고 살살 조심히 계단 말고, 이쪽으로 가시자고 안내를한다.

시아버지와 며느리 인증샷도 남기고,

나는 살아 오면서 아버지와 팔짱을 몇번이나 꼈나~?

아버지와 팔짱 낀 생각이 빨리 나지를 안는다.~ㅠㅠ

참 구경 잘 했다.

산꼭대기에 그런곳을 다 가 보고.........

몇번을 말씀 하신다.

아버지 갈께요 ~ 또 올게요~

뭐 가져갈께 없니~  줄께 없어서 ~

이거 귤이라도 가져 가 가다가 먹어라,

아버지 우리집에도 귤있어요, 아버지 드셔요,

조금은 쭈굴한 귤을 검은 봉다리에 싸 주신다.

아버지나 드시지 ~! 그럼~ 몇개만 가져갈께요~

더 가져가거라~

아버지는 동네 어귀에 차가 안보일때까지

대문 앞에 서 계신다.

 

 

 

 

2022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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